<문화칼럼>로컬디자인이 지역가치를 높이는 시대
<문화칼럼>로컬디자인이 지역가치를 높이는 시대
  • 전영철
  • 승인 2018.08.27 05: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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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영철 <상지영서대 교수>

커피를 주력상품으로 판매하는 다국적기업 스타벅스코리아는 2013년 로컬디자인팀을 만들어 스타벅스 상품 자체를 디자인해 판매 중이다. 스타벅스는 이를 통해 연평균 400여 종의 굿즈를 선보였다. 특히 연말에 커피 몇 잔 이상을 마셔야만 받을 수 있다는 다이어리는 이미 명품이 된지 오래다. 서울, 부산을 대표하는 이미지를 넣은 텀블러, 머그컵은 대표적인 상품이다. 지금 스터벅스 굿즈에서 다루어진 지역은 대전, 대구, 울산, 전주, 강릉 등 대도시와 관광객들이 많이 찾아오는 대표적인 지역이다. 이 상품에 등장하는 이미지는 대구는 고가철도와 전주는 한옥마을 등등 지역을 대표하는 이미지들이다.

겨울의 눈 축제와 여름엔 원주 다이내믹댄싱카니발과 같은 소란마츠리축제가 열리는 일본 홋카이도의 삿포로에 가면 삿포로스타일(sapporo style)이 있다. 삿포로스타일은 눈이 많고, 물이 많고, 숲이 많은 그리고 겨울이 길고 봄이 늦게 오는 지역의 자연적인 조건에서 출발해서 사람들의 사는 삶의 방식에서 착안해서 지역의 생활소품을 인증센터에서 인증하고 타워에 있는 기념품샵에서 이를 판매하고 온라인쇼핑몰과 다양한 기회를 통해 홍보하고 있다. 이들의 아이템 중에 몇 가지를 소개하면 첫눈(初雪)이라는 눈 모양을 하고 있다 물에 닿으면 비누가 되는 것, 천연적인 소재로 만든 늦봄 벚꽃놀이를 위한 피크닉 돗자리 등 해마다 아이템이 업그레이드 되고 있다.

이 두 가지의 사례는 결국 무엇을 말하는 것일까? 디자인은 지역주민의 정체성을 드러내고 더 나아가 경제적인 부가가치를 창출하고 있는 것이다. 우리말에 “보기 좋은 떡이 먹기도 좋다”는 말이 있다. 서울의 비원떡집은 포장지를 바꾸어 성공한 대표적인 보기 좋은 떡을 실천한 가게이다.

그런 차원에서 국제마인드와 지역의 관점에서의 실천이 필요한 글로컬(glocal)시대의 디자인이 필요한 이유와 방향성을 몇 가지 제시해 보고자 한다.

첫째, 원주의 지역브랜드에 대한 고민이 필요하다. 이제는 어떤 지역을 방문해도 그 지역이 가지는 지역브랜드가 어떤 관광지보다 우선적으로 대두된다. 그런 의미에서 원주의 정체성과 이미지를 반영한 지역브랜드에 대한 고민이 필요하다.

둘째, 로컬디자인센터의 설립이 필요하다. 지역의 디자인은 민간의 영역으로만은 한계가 있다. 공공적인 분야나 농산물, 지역특산물을 위한 기본적인 지역의 디자인을 공급할 로컬디자인센터가 필요하다. 좀 더 이 센터가 역할을 확장한다면 문화귀촌이나 귀농 등의 영상홍보물까지 만들 필요도 있다. 현재 지역소멸시대에 저마다 유투브를 통해 지역메시지를 발신하는 일본 큐슈 다카하라나 동북부 지역의 사례는 많은 시사점을 준다.

셋째, 원주에 대한 지역조사를 좀 더 세밀히 진행해야 한다. 최근엔 빅데이터 분석도 중요한 자료로 활용되지만 1차적으로 “좋은 장소는 그곳에 사는 사람의 삶과 생활이 쌓여 형성된다. 그렇기 때문에 공간을 디자인하려면 사람과 생활에서 접근해야 한다.”라는 커뮤니티 디자인이라는 저서의 저자 야마자미 료의 말을 되새길 필요가 있다. 따라서 지역의 날씨, 역사, 지형 등 다양한 각도에서 지역을 조사하고 이를 체계화시키는 노력이 필요하다.

넷째, 원주스타일 공예품을 인증하고 이를 상품화해야 한다. 한지공예, 옻 칠기 공예, 비즈공예로 알려진 구슬공예는 원주가 타 지역에 비해 큰 경쟁력을 갖춘 공예분야이다. 이를 실생활에 많이 이용하는 품목들은 원주스타일로 인증하고 상품화하는 노력을 기울였으면 한다.

지역에 있어 디자인은 이제 지역경쟁력에 있어 가장 중요한 부가적인 요소가 되고 있다. 지역에서도 이제 이 중요성을 인식하고 다양한 분야에서 다양한 노력을 했으면 한다. 보기에 좋은 떡이 먹기만 좋은 게 아니라 지역의 경쟁력을 훨씬 강화시키고 경제적인 부가가치를 창출할 수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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